오늘(2008/10/03일) CGV를 보니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하길래 전부터 봐야지 봐야지 해놓고 못본터라 열심히 봤답니다. 호평을 받을만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그림이며 색채며 내용이며, 순수한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일상생활에 약간의 판타지가 가미된 작품들을 선호하는 편이라 더 재미있게 보았던 것 같아요.

다만 아무래도 배우들이 더빙해서 그런지 다른나라 언어라고 해도 목소리 톤이나 연기가 좀 어설프다는 느낌이..ㅜ_ㅡ 언젠간 더빙으로 보았으면 하네요.ㅋㅋ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것은 아무래도 전공때문인지^^;; 음악이 가장 귀에 쏙 들어왔는데요, 주인공 마코토가 타임리프를 할때 바흐의 그 유명한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나오더군요.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깨끗하게 해주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실 이 작품 원작은 소설이라고 하니, 소설쪽도 한번 눈여겨 보시길^^)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지만 사실 음악을 창조한 아버지라기 보다는, 바로크 음악을 집대성 해 준 사람입니다. 당대에 쓰이던 모든 기교와 형식들을 가지고 곡들을 만들어 준 사람이죠. 몇백년이 지난 지금은 장르를 불문한 모든 음악가들에게 인정받고 있지만, 살아생전에는 그리 부귀영화를 누리지는 못했습니다.(사후에 인정받은 케이스에요.)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에서만 활동하고 독일에서 생을 마감한 바흐의 생애는 바흐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평온함과 반대로, 그의 인생은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바흐가 9살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10살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며 형제들도 상당히 많이 요절했습니다. 바흐가 열렬히 사랑했던 첫째부인 마리아 바르바라는 바흐가 잠시 여행을 간 사이에 세상을 떠났으며, 당시 시대가 그랬다고는 하지만 자식들도 많이 잃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살다가 35세에 16살이나 차이나는 나이를 극복하고 안나 막달레나와 재혼을 합니다. (물론 브람스와는 다르게, 안나쪽이 어립니다;;ㅋㅋ) 

마리아 바르바라를 사랑했던 것 처럼 안나 막달레나 역시 헌신을 다해 사랑했던 바흐는 안나막달레나 에게 "작은 음악 노트북" 이라는 곡집을 헌정했습니다.

이 작은 음악 노트북에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바흐의 미뉴에트 같은 작은 소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이 곡집의 2권에는 골드베르크의 주제인 Aria가 실려있습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바흐의 원숙기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연주시간만 해도 4~50분에 육박하는 대곡입니다. 하지만 곡의 완성 계기는 참 재미있어요.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이 곳에서 봐 주세요.
http://blog.naver.com/f1ute?Redirect=Log&logNo=80000319181
그리고 골트베르크, 골드베르크 등등 부르는 말이 다 다른 이유는 독일어로 d는 t발음이 나서.. 원래 독일어 대로 읽게 되면 goldberg는 골트베르크 라고 해야하는데 왠지 영어식으로 읽은 골드베르크가 더 어감이 예뻐서 인지 자주 쓰이는 듯 합니다.

한 주제로 무려 30여개의 변주를 만들어 진행되는 이 곡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무래도 주제인 Aria인데요, 상당히 아름답고 고요한 느낌의 이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분위기와 색깔의 변주를 만들어 가는것이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사실 변주들에서는 주제 선율이 비슷하게 등장하지 않는데, 이것은 주제에 장식을 더하는 변주인 '장식적변주'가 아니라 주제의 리듬이나 화성을 이용하여 만드는 '성격변주'이기 때문이에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는 타임리프를 할 때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바레이션 1이 나왔는데, 상당히 좋은 선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시간을 넘나드는" 바흐의 곡과 스토리에 걸맞게 사용했어요. aria와 대조되는 활발하고 군더더기 없는 진행이 어린시절의 순수한 사랑과 우정에 걸맞는 느낌이랄까요..

여러가지 버젼으로 올려봅니다.


글렌굴드의 1982년 앨범 Aria

 


글렌굴드의 1982년 앨범 Var.1

 


OST에 수록된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Var.1



글렌굴드의 1955년 앨범 Var.1 (82년 앨범보다 많이 빠르지요^^;;)

 


쳄발로로 연주한 골드베르크 바레이션 (Var.1~4)

 

기회가 되신다면 글렌굴드의 82년 앨범에 실린 전곡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루하고 재미 없다고 생각되다가도 어느순간 딱 필이 꽂히는게 바흐의 곡들이에요..^^ 저같은 경우에는.. 바흐의 곡들은 왠지 마음이 슬프거나 괴로울때 들으면 뭔가 마음이 다시 정돈이 되고 평온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ㅎㅎ 그럴때 낭만파 곡들을 들으면 더 감정을 자극해(?) 버리는 단점이 있거든요;;

글렌굴드는 그야말로 바흐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바흐에 일가견이 있는 피아니스트이니 후회하지는 않으실겁니다. 그래서 굴드가 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굴드베르크'라고 부르기도..ㅋㅋ 그리고 굴드의 앨범들은 거의다... 남다른 서비스(?)가 있는데.. 한참 듣다보면 중간중간 흥얼흥얼거리는 무서운(?????)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첨에 들을땐 얼마나 놀랐던지 ..ㅋㅋ 그 유명한 음향실의 귀신소리인가!? 했더니 허밍소리라더군요. (하하)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제일 큰 명대사인...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많은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문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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